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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05 16:48
추모시(김혜영)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685  

추모시 낭독

가네코 후미코

 

자명고를 찢는다
둥둥 울음 우는 북소리
낙랑공주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시인 김혜영  

1923년 붉은 태양처럼 빛나던

일본 천황을 암살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아나키스트 박열과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오래된 사진을 신문에서 발견했다

 

소파에서 한 쌍의 잉꼬처럼

박열의 품에 안긴 가네코 후미코는

행복한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다

박열은 가네코의 가슴에 한 손을 얹은 채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

 

그녀가 읽는 책은 무엇일까?

마르크스의 자본론일까

아니면 하이쿠 시집일까

 

1926년 감옥 독방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부드러운 그녀의 가슴은 돌처럼 굳어버렸고

텅 빈 눈동자와 일그러진 입술

자살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타살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슬픈 시체

아버지의 나라를 배반하고

천황을 살해하려던 마녀의 몸에서

향긋한 벚꽃이 피어났다

 

가네코 후미코의 시체는

박열의 고향인 문경에 묻혀 있다

무덤에서 걸어 나온 후미코가

동경대학 도서관으로

걸어간다

 

국가, , 감옥, 사제, 재산, 계급이 사라진 세상!

가네코 후미코가 연분홍 기모노를 입고

허공을 나비처럼 날아다녔다

 

난 일본 제국의 아나키스트였어

아무도 날 검열할 수 없었어

자유의 날개를 가진

날 꺾을 수 없었지

 

사랑하는 박열의 품에 안겨

콧노래를 부르며 책을 읽던 그녀가

봄비를 맞으며

나의 서재를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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